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아예 금산법을 고쳐서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환원 발표가 실망을 부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장 마감 후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다음 거래일 주가는 8.70% 급락했고 이날도 장중 24만5000원까지 밀렸어요.
실망 요인은 두 가지였어요. 환원 규모가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 못 미쳤고, 같이 발표된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소각이 아닌 임직원 주식 보상용이었다는 점이에요. 구체적인 소각 계획이 빠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금산법 개정 요구로 번진 거예요.
그 실망은 금산법에 걸리다
삼성전자가 선뜻 소각에 나서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지배구조에 있어요. 삼성생명·삼성화재가 합산 약 10%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 중인데, 금산법상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은 10%를 넘을 수 없어요.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회사의 지분율이 저절로 올라가기 때문에, 소각하는 만큼 두 회사가 초과 지분을 팔아야 하는 구조예요.
리스크는 전망 격차에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소각될지에 대한 증권가 전망부터 크게 엇갈린다는 거예요. DS투자증권은 잔여 재원 중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10조~20조원으로 예상한 반면, 삼성증권은 약 37조7000억원으로 추정했어요. 두 추정치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운 격차가 있는 셈인데, 이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이 안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그 격차는 매물로 돌아오다
이 격차가 현실화되는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아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소각을 앞두고 약 2800억원어치 지분을 처분했고, 올해 3월에도 1조4300억원 규모의 블록딜에 나섰어요.
불과 몇 달 새 매각 규모가 5배 넘게 커진 흐름인데, 만약 삼성증권의 추정치(37조7000억원)에 맞춰 소각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필요한 지분 매각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수 있어요. 반복되는 대규모 블록딜이 오히려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맥락에서 나와요.
이건 꼭 알아가요
'금산법을 풀면 소각이 쉬워진다'는 주장은 절반만 맞는 얘기예요. 법을 바꾸지 않아도 금융계열사가 지분을 팔거나 비금융 계열사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소각은 가능하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돼왔어요.
관건은 이 과정이 얼마나 큰 규모로, 얼마나 자주 반복되느냐예요. 증권가 추정치의 격차가 좁혀지는지, 그리고 다음 블록딜 규모가 이전보다 더 커지는지를 지켜보면 이번 소각 논쟁의 실제 방향이 더 분명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