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요보다 앞선 기대

AI에 대한 기대는 실제 수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투자 확대는 분명 현실이지만, 투자자들은 이 흐름을 곧바로 폭발적 이익으로 연결 지어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5년 약 136억 달러 성장 전망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다른 보고서에선 175억 달러, 236억 달러 등 추정치가 크게 분산됩니다. 즉, 숫자조차 명확히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끝없는 성장”을 전제한 투자 열풍은 과장된 기대의 전형입니다.

전력 수요 역시 2022~2023년 약 460TWh에서 2030년 940~1,050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IEA 전망이 있지만, 이는 산업 구조 변화가 아니라 단순한 소비 급증일 뿐입니다. 수요는 늘지만, 그것이 곧바로 안정적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2) 실적 없는 스토리

AI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MIT Media Lab(NANDA)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생성형 AI 프로젝트 중 약 95%는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투자 대비 성과 부재”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주가는 스토리로 오르고, 실적 발표가 오히려 버블의 분수령이 되는 모순적 구조가 반복됩니다.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가 매번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도, 그 결과가 곧 “버블이 꺼지는 시점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3) 과잉 투자와 구조적 리스크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는 이미 수익 창출 속도를 앞질렀습니다. 알파벳은 2025년 850억 달러로 상향, 아마존은 연간 1,180억 달러 지출을 예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분기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환경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데이터센터는 하루에 최대 500만 갤런(약 1,900만 리터)의 물을 소비하며, 지역사회와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정책 환경도 버블을 압박합니다. EU는 AI Act를 발효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AI 통제 규정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미국은 비교적 촉진적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선거나 안보 이슈에 따라 언제든 정책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투자 과잉과 규제 변수, 환경 부담이 동시에 겹치는 구조는 과거 버블 붕괴 직전의 특징과 흡사합니다.

결론

AI는 이미 버블입니다.
① 수요는 존재하지만 기대가 과도하게 앞서고 있고
② 수익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③ 투자와 리스크는 한계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지금의 열기는 닷컴 버블과 마찬가지로 결국 현실 검증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며, 그 시점은 빅테크 실적과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AI의 장밋빛 서사보다, 실제 매출 반영과 자본 지출의 균형이라는 냉정한 지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