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는 시장의 초점이 됩니다. 그런데 숫자가 기대보다 좋게 나왔는데도 주가가 흔들리면, 장기투자자조차 ‘내 전략이 맞는 걸까’라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죠.
이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중요한 건 단기 반응에 휘둘리기보다는, 이번 실적이 장기 성장 스토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차분히 짚어보는 것입니다.
장기투자 체크포인트
장기투자자라면 세 가지를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매출 성장률이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지입니다. 이번 2QFY26 실적에서 엔비디아 매출은 467억 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이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둘째, 성장의 핵심 축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늘고 있는지입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411억 달러로 여전히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컨센서스(412억 달러)를 소폭 하회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입니다.
셋째, 시장 점유율과 경쟁 구도 속에서 독점적 지위를 방어하고 있는가입니다. AMD와 인텔이 추격하고 있지만, CUDA 생태계와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여전히 엔비디아가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실적은 장기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기준을 대체로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적발표 요약
이번 분기 엔비디아는 매출 467억 달러, EPS 1.05달러, 총마진 72.7%로 컨센서스를 상회했습니다. 다만 핵심 부문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아주 조금 밑돈 것이 실적 직후 주가 하락(시간외 –2~–4%)의 배경이었습니다.
동시에 회사는 3분기 매출을 약 540억 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기대를 웃돌았고,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발표했습니다.
즉, 단기 가격은 흔들렸지만, 가이던스와 주주환원 정책은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버블 논란과 반박
AI 버블론을 주장하는 쪽은 주가가 이미 과도하게 앞서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PER이 35~40배로 높고, 성장의 상당 부분이 AI 반도체 수요라는 한 시장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 클라우드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감당하면서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대로 버블론을 반박하는 논리도 뚜렷합니다. 엔비디아 GPU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Blackwell 같은 차세대 아키텍처는 이미 하이퍼스케일러들로부터 선구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AI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자율주행, 의료, 로보틱스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단일 시장 의존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응 전략
단기 주가 하락에 조급해하기보다 장기적 흐름을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실적 직후의 변동성은 오히려 일정 금액을 나누어 분산투자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일시에 큰 금액을 투입하기보다는 분할 매수를 통해 심리적 압박을 완화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동시에 포트폴리오 전체에서 엔비디아 비중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고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장기투자는 성장을 함께하되, 변동성에 대비한 완충 장치도 갖추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리스크
앞으로도 투자자가 염두에 둘 리스크는 적지 않습니다.
경쟁사의 추격은 꾸준히 거론되는 요소이며, 특히 AMD의 MI300 시리즈는 점유율 변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무겁습니다. 이번 분기에도 H20 칩 매출은 0으로 집계됐고, 향후 미국 정부와의 15% 수익 공유 조건에 따라 중국 판매가 재개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IT 지출이 줄며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늦춰질 수 있습니다. 이런 그림자들은 단기 주가뿐 아니라 장기 성장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이번 실적은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을 웃돌았고,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제시됐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문의 소폭 미스와 중국 불확실성이 단기 반응을 약세로 이끌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서사가 흔들린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단기 가격이 아니라, 매출 성장, 데이터센터 지위, 생태계 확장이라는 본질적 기준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장기투자의 힘은 순간의 변동성을 버티며, 본질적 성장 스토리에 동참하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