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성적표와 시장 반응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도 기대를 웃도는 성과를 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 늘었고, GAAP 기준 총마진은 72.4%를 기록했습니다. CEO 젠슨 황은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3QFY26 매출 가이던스로 540억 달러(±2%)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초대형 설비투자가 뒷받침하고 있으며, 실제로 구글은 2025년 CapEx를 850억 달러까지 확대했습니다.

시나리오 1: 버블 없이 계속 달린다면?

만약 현재의 투자 흐름이 이어진다면, 시장은 ‘지속’ 시나리오를 밟을 수 있습니다. 블랙웰 GPU는 성능/달러 개선을 통해 학습·추론 비용을 낮추며, 투자 대비 수익(ROI)을 높입니다. 이는 신규 워크로드 창출을 자극하고, 메모리·패키징·전력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초기 시절, 제조사들이 앞다퉈 생산능력을 확장하면서 생태계 전체가 성장했던 것과 유사한 흐름입니다. 이 경우 반도체 장비,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동반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버블을 터트릴 리스크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여러 위험 요인은 존재합니다.

1. 전력(공급 제약):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2026년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데이터센터 전력망이 병목에 걸리면 프로젝트 지연과 비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정책(수출 규제): 미·중 갈등 속 중국향 제품은 제외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 수요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3. 경쟁(커스텀 칩·AMD): 아마존 Trainium2, 구글 TPU, AMD MI350 같은 대체 솔루션은 가격-성능 30~40% 개선을 내세우며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합니다.

4. 수요(ROI 점검): 투자 대비 수익성이 둔화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설비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2: 버블이 꺼진다면 어떤 일이?

만약 이런 요소들이 동시에 작동한다면, 주식시장은 먼저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종목은 단기적으로 급락할 수 있고, 밸류에이션이 높은 2차 수혜주는 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금창출력과 자사주 매입(엔비디아는 600억 달러 규모를 승인) 같은 방어 장치를 가진 기업은 상대적 방어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되며, 02000년대 닷컴 버블 이후처럼 ‘승자와 패자 간 격차’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포인트는?

개인 투자자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속 시나리오에서는 HBM 메모리, 첨단 패키징, 전력·냉각 설비 같은 인프라 확장 수혜 업종을 주목할 만합니다.

반대로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는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방어력이 있는 종목, 즉 현금흐름이 탄탄하고 소프트웨어 생태계(CUDA 등) 차별화가 있는 기업에 집중하는 게 유리합니다. 단기 뉴스플로우보다 선행지표(전력망 확충 속도, 정책 변화, 커스텀 칩 상용화 일정)를 추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조건부 시나리오로 접근

AI 랠리가 단순한 버블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성장 사이클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과 빅테크의 CapEx 확대는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입니다. 동시에 전력·정책·경쟁 변수는 조정의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언제 터질까”를 고민하기보다, 어떤 조건에서 꺼질 수 있고, 그때 어떤 종목이 버틸 수 있는지를 미리 점검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국 스마트폰 시대의 승자가 애플이었듯,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를 가려내는 눈이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