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파고든 보고서를 냈어요.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 건 '더블카운팅'. 이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봐요.
더블카운팅이 착시를 만들다
우선 더블카운팅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되면서 같은 이익이 시장에서 두 번 계산되는 현상을 말해요.
한국의 더블카운팅 이익 비중은 2025년 순이익 기준 15.5%로, 일본(11.1%)·영국(5.0%)·중국(3.1%)·미국(1.1%) 등 주요국을 압도해요.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코스피 중복이익은 2022년 14조원에서 지난해 27조원, 올해는 89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에요.
이 착시 효과로 코스피의 표면적 PER은 7배지만, 중복이익을 제거한 실질 PER은 7.9배로 올라가요.
그 착시, 소수 그룹에 몰리다
더블카운팅은 구조적으로 모회사·자회사가 함께 상장된 곳에서만 생기는 문제예요. 그런데 한국 증시는 이 구조가 유독 소수 대기업 그룹에 집중돼 있어요. 18일 종가 기준 삼성그룹과 SK그룹의 합산 시가총액은 5117조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7413조원)의 69%를 차지해요. 코스피 밸류에이션 전체가 사실상 이 두 그룹의 지배구조 방식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라는 뜻이에요.
여기에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상장 자회사의 실적이 함께 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양쪽에 중복 반영되는 이익 규모도 같이 커지고 있어요. 더블카운팅이 89조원까지 불어난 배경에는 이 소수 그룹 쏠림 구조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에요.
집중 리스크는 지수로 번지다
문제는 이 집중 구조 때문에 더블카운팅의 영향이 개별 종목을 넘어 지수 전체로 번진다는 거예요. 일본이나 미국처럼 지배구조가 더 분산된 시장에서는 한두 그룹의 중복상장 문제가 지수 PER을 크게 흔들기 어렵지만, 한국은 소수 그룹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그들의 지배구조 방식 하나가 코스피 전체 밸류에이션 지표를 왜곡시킬 수 있어요.
실제로 2022년 이후 매년 표면적 PER과 실질 PER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흐름(2022년 10.7→11.8배, 2023년 19.4→22.3배, 2025년 15.5→17.7배)도 이 구조적 집중과 무관하지 않아요.
이건 꼭 알아가요
코스피가 저평가돼 보이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실제 저평가가 아니라 이익이 두 번 계산되는 착시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착시는 소수 대기업 그룹에 시총이 몰린 한국 증시 특유의 구조에서 비롯돼요. 표면적 PER만 보고 '싸다'고 판단하기보다, 더블카운팅을 제거한 실질 밸류에이션과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실제로 얼마나 진전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