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산 ‘엔진’이 막히자 스스로 길을 내기 시작했어요. 미국 규제로 엔비디아 H20 공급이 흔들리던 시점에 알리바바가 중국 내에서 만든 AI 추론용 칩을 공개했어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수입 의존을 줄이겠다”는 신호예요.
알리바바 칩이 뭔데요?
이 칩은 거대한 모델을 새로 학습시키기보다, 이미 학습된 모델을 빠르게 돌리는 추론 작업에 맞춰 설계됐어요. 이전 중국 칩보다 범용성을 넓히고, 설계와 생산을 가능한 한 중국 내부 체인으로 묶으려 했어요.
다만 전력 효율, 발열, 양산 안정성 같은 제조 과제는 남아 있어요. 결국 성능과 공급의 일관성을 얼마나 빨리 증명하느냐가 승부처예요.
하지만 중국이 동시에 움직여요
알리바바만 달리는 게 아니에요. 화웨이는 Ascend 기반의 랙 스케일 시스템으로 데이터센터 단위 대안을 밀고, 메타엑스는 큰 메모리 용량을 앞세워 추론 효율을 노려요.
여기에 중앙과 지방 정부가 펀드, 세제, 전력·부지 지원, 공공·국유기업 우선구매 같은 장치로 생태계를 밀어 올려요.
먼저 물량을 키워 칩 수율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로컬 프레임워크와 도구를 확산시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붙이려는 그림이에요. 말 그대로 “양을 먼저 늘리고, 품질을 뒤따라 붙이는” 방식이 현실이 되고 있어요.
중국과 엔비디아는 재조정 중이에요
중국 내 수요처가 자국 칩으로 대체 가능한 추론 영역부터 돌리기 시작하면, 엔비디아의 중국향 매출 경로는 길어지고 불확실해져요. 제품 승인과 사양 조정, 중국 전용 라인업 재설계 이슈가 겹치면 판매 주기가 늘고 가격 협상력도 흔들릴 수 있어요.
반대로 중국 측은 데이터 현지화와 보안 규정을 등에 업고 로컬 하드웨어 채택을 가속화할 유인이 커요. 훈련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우위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충분히 쓸 만한” 추론이 빠르게 늘면 중국 내 점유는 의미 있게 깎일 수 있어요.
심리는 이미 흔들렸고, 이제는 매출 믹스와 공급망이 실제로 바뀌느냐가 관건이에요.
엔비디아 주가가 떨어진 이유
알리바바 소식에 주가가 튀고 엔비디아와 반도체 지수가 약해진 건, 독점 구조에 균열의 서막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특히 중국향 매출 비중과 정책 리스크가 동시에 상기되면 밸류에이션이 민감하게 재조정돼요.
다만 글로벌 전반으로 보면 블랙웰 세대와 CUDA·NVLink 같은 스택이 강해요. 결국 변수는 중국 내부에서 자립이 실제 트래픽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예요.
지금 무엇을 지켜보면 좋을까요
알리바바 칩의 성능·전력 효율이 공개 벤치마크로 재현되는지, 연내와 내년의 양산 안정성이 확보되는지, 알리바바 내부를 넘어 외부 고객 채택이 늘어나는지 확인해야 해요.
동시에 중국의 전력·부지·조달 지원이 실제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끌어올리는지, 그리고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제품 조정이 판매 주기 단축으로 이어지는지도 살펴보면 좋아요.
자립의 현실화가 만들 변화
이번 알리바바 AI칩의 가치는 최고 성능의 선언이 아니라 자립의 본격화에 있어요. 자립은 중국 내수의 심리와 조달 루트를 바꾸고, 글로벌 반도체 체인에는 “중국산 추론칩 + 로컬 생태계”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요.
앞으로 12개월, 성능·양산·채택률 곡선이 동시에 올라서 실제 트래픽과 매출로 이어지면 중국 내부 추론 시장의 분절은 더 뚜렷해질 거예요. 반대로 검증이 늦어지면 이번 파장은 심리적 충격에 머물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자립의 의미가 현금흐름으로 번역되는지를 차분히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